일상다반사

이것은 먹고 집에 가야죠, 북한산 산행 연신내 불오징어 보들이족발집

뷰티플임 2024. 2. 2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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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산행을 마치고 서북능선 북한산성 입구, 효자동으로 내려오는 날이면 이것은 꼭 먹고 집에 가야해요. 연신내역 4번. 5번 출구 신한은행 뒤 골목 안에 있는 불오징어 두꺼비집과 맞은 편 보들이족발집입니다요. 제가 은평구 녹번동에 살던 90년 대부터 드나들기 시작했고 그곳을 떠난 후로는 북한산 산행 때나 다녀오는 오래된 단골입니다. 저랑 같이 구파발 방향으로 산행을 다녔던 지인들이 제 덕분에 단골된 경우도 있습니다.

 

연신내 불오징어 두꺼비집

 

두꺼비집이라고 해서 전기계량기에 있는 옛날 그 두꺼비집이 아닙니다. 연신내역 뒤에는 여전히 신세계 문명의 혜택을 거부한 채 80년대 허름한 건축물이 그대로인 골목이 있어요. 이쪽이 일부러 개발을 안하는지 길 건너 연서시장도 마찬가지죠. 두꺼비집 불오징어는 제가 드나들기 시작한 때부터 치더라도 30년은 된 오래된 연신내역 맛집입니다요.

연신내 불오징어 두꺼비집

 

제가 다니던 회사는 경복궁역과 안국역에 사옥이 각각 있었어요. 퇴근할 때 연신내, 불광동, 녹번동, 대조동, 박석고개, 응앙동 방향에 살던 회사 직원들과 가끔 가기도 했고요, 비서실 미스 장과 특히 자주 다녔어요. 집이 같은 방향에 있었거든요,

조금 늦었다 싶으면 1층에는 자리가 없어서 2층 다락방에 겨우 낑겨 앉아서 먹었거나, 테이블끼리 합석도 하던 시절이었어요. 먹고 나면 그냥 가나요, 각각 집안 식구들용 불오징어를 포장해서 가기도 했어요.

세월이 흐르면서 오징어랑 버무리는 야채도 조금 변화가 있어요.

오래전에는 종업원과 주인 할머니께서 직접 볶아주셨고요, 요새도 종업원들이 볶아주는 것은 기본입니다. 다만 손님이 많이 몰리는 날에는 제가 직접 하기도 합니다. 하도 오래 다녀서 왠만하면 불오징어 요리 눌러 붇지 않게 척척 잘합니다.

주문할 때 매운 단계를 물어 보는데요 저희는 무조건 최강의 매운 맛입니다. 매운 맛을 중화시키는 콩나물과 냉미역국도 있습니다. 반찬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최강의 매운 맛을 불오징어를 주문합니다.

 

열이 가해질 수록 불오징어 매운 맛은 더욱 강해집니다. 냄새가 하도 좋아서 비내리는 날이면 앞집의 보들이족발집과 두꺼비집 불오징어 냄새가 골목 가득 환장할 냄새를 풍깁니다.

철판이 거의 바닥을 보입니다.

 

"밥 두 개 볶아 주세요". 불오징어 철판이 바닥을 보일 때 음식점 안 여기저기서 들을 수 있는 흔한 이야기입니다. 밥은 볶아야 제맛이라는 진리는 두꺼비집 불오징어도 예외일 수가 없어요.

요거 누룽지 좀 만들어야 제맛이죠

 

여름에는 산에서 내려오면 불오징어랑 션~~한 맥주도 환장의 찰떡 궁합입니다요. 전철을 제대로 타고 가려면 지나친 음주는 삼가해주세요. 

환장의 찰떡 궁합 시원한 병맥주

 

다 먹었다고 그냥 갈 수는 없잖아요. 집에 있는 식구들 먹을 불오징어를 포장해야죠. 하긴 제가 북한산에 갔다고 하면 딸램들이 "아부지, 불오징어랑 보들이족발 포장 해오시죠."라고 진작에 카톡 메세지 와 있습니다.

아부지, 불오징어랑 보들이족발 포장 해오시죠.

 

해 떨어지기 전에 불오징어 먹으러 들어갔다가 밤 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때도 많았습니다. 연신내 두꺼비집 불오징어는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은 사람은 없을 정도로 중독성이 있습니다. 요새는 가격이 올랐지만 여전히 문전성시.

30년 단골집 연신내 불오징어 두꺼비집

 


연신내 족발 성지 보들이족발집

 

지도를 검색하면 보들이족발집과 두꺼비집은 같은 골목에서 서로 앞에 있습니다. 보들이족발집도 저의 오래된 단골집이고요, 서울에서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족발, 순댓국밥 성지가 되었어요.

요새 음식점 들어가서 1인 메뉴 주문하는 것이 난감하고 매정한 시절이 되었어요. 그래도 보들이족발집에서는 순댓국과 돼지국밥을 1인 메뉴로 주문할 수가 있습니다요. 혼자라서 미안하면 저는 머릿고기도 한 접시 추가합니다. 소주도 한 병요.

보들보들 야들야들

족발은 뭐니뭐니해도 잡내가 없어야죠. 그리고 먹기 좋을 정도로 고기가 야들야들, 보들보들해야 합니다. 그래서 보들이족발집 족발은 보들보들합니다. 잘 먹을 때는 제 혼자 족발 중자에 국밥 한 그릇 해치우기도 했어요.

이걸 혼자 다 먹기도 했어요

이 정도는 먹어야 단골이라고 말할 수 있지요. 보들이네는 먹다보면 저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젓가락질이 바빠집니다. 혼자서 소주 한 병 자작하기도 하죠. "국물 다시 데워 줄까요?" "좋지요"

보들보들한 족발

 

여기서도 다 먹고 그냥 가지는 않습니다. 족발 좋아하는 와이프용 작은 것 하나 포장합니다. 맛있는 깍두기를 푸짐하게 담아주시고, 제대로인 새우젓도 넉넉하게 넣어 줍니다.

 

어떤 날은 불오징어랑 보들이족발 두 개를 포장하는 때도 있어요. 배낭이 불룩합니다. 전철타고 집에 와도 족발을 따끈따끈합니다. 불오징어는 궁중팬을 꺼내서 요리해야 합니다.

 

북한산 산행 다녀오는 날 연신내를 거쳐 가는 때는 발길을 그냥 돌리지 못할 단골집입니다. 제가 등산을 다니면 왠만해서는 도시락을 가져가지 않는데 그 이유는 시내로 들어오면 요런 단골집이 많아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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